손흥민 이강인 싸움 뒤흔든 축협의 오류 분석

손흥민 이강인 싸움?

 

손흥민 이강인 다툼??국가대표 내분? 감독탓?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손흥민(32)과 이강인(23)이 서로 멱살을 잡고 싸운 일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요르단에 0:2로 충격패를 당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바로 전날 벌어진 일입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오른쪽 두 번째, 세 번째 손가락이 꺾여 탈구되는 부상까지 당하기까지 했습니다. 호주와의 아시안컵 8강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손흥민의 손가락 밴드가 4강전 때에는 감겨있던 이유가 이것이었습니다.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던 아시안컵에서 유효슈팅 0개라는 졸전으로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표팀 선수단 내 불협화음까지 드러나 한국축구는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이강인 인스타그램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손흥민과 이강인이 서로 멱살잡이까지 하며 몸싸움을 벌인건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전 하루 전인 5일(카타르 현지시간) 오후입니다. 이강인 등 대표팀 일부 선수가 아시안컵 개최지인 카타르 도하의 호텔 숙소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뒤 탁구를 치려고 했던 것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은 14일 영국 매체 '더 선'의 보도로 알려졌고,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안컵 기간 선수들끼리의 마찰과 소란이 있었다"며 이를 인정했습니다.

손흥민 인스타그램

'더 선' 보도와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이강인과 설영우(26) 등 일부후배가 먼저 저녁식사를 끝내고 호텔 내 휴게공간에서 탁구를 치자 '내일 경기가 있으니 컨디션 관리를 위해 휴식을'취하라고 말한것이 발단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탁구를 소란스럽게 치던 선수들이 이에 따르지 않자 손흥민은 후배들을 식당으로 불러 다시 이야기했습니다. 대화가 말다툼으로 이어지면서 손흥민이 이강인의 멱살을 잡았고 이강인도 손흥민의 멱살을 쥐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는 게 대한축구협회의 설명입니다.
 
고성과 욕설이 오갔고 이강인은 주먹도 휘둘렀는데 손흥민이 이를 피했다고 합니다. 손흥민은 자신을 말리던 대표팀 다른 선수를 뿌리치다가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을 당했다고 합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강인이 선배이자 주장인 손흥민에게 도를 넘어서는 말을 했다. 선배가 듣기엔 거북한 말이었고 화가 난 손흥민이 이강인의 멱살을 잡으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라고 했습니다.

이강인은 손흥민에게 '코치들도 아무 말 안하는데 왜 내 휴게시간은 방해하느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이 있은 뒤 대표팀 선임급 일부 선수는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출전 명단에서 이강인을 제외시켜 달라고 클린스만 감독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강인은 손흥민과 함께 요르단전에 선발로 출전했고 풀타임을 뛰었습니다.

클린스만 인스타그램

 
대한축구협회는 "다툼이 있었던 당일 두 선수가 화해했다"고 알렸습니다. 하지만 요르단전 종료 후 손흥민은 골키퍼 조현우를 포함한 몇몇 선수와 서로 격렬를 주고받으면서도 앞서 걸어가던 이강인은 그냥 지나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이강인은 14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번 일에 대하여 사과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강인은 "축구 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 정말 죄송하다.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 보다 더 좋은 선수,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습니다.

손흥민 이강인 불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한 지도자는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을 두고 "대표팀 동료들끼리의 유대감이나 선후배사이의 위계가 어느 순간 부터 많이 무너졌다. 유럽리그의 이름 있는 팀에서 뛰는 선수들이 늘면서 서로 자존심을 세우고 굽히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유럽 리그와 국내 리그 선수들끼리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표팀 내에선 비교적 선임급인 1995년 이전 출생선수들과 1996년생, 1997년 이후 출생 선수들로 갈려 각자 따로 어울린다는 이야기도 공공연하게 돌았습니다.

 
일본 언론에서는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을 누설한 사람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클린스만 감독이라는 의혹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15일 일본 스포츠 전문매체 히가시스포웨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터진 내분 파동이 대형 스캔들로 번질 것 같다"며 이와 같이 전했습니다.

히가시스포웨은 "신구 에이스가 대립한 전대미문의 내분으로 한국 내에서 큰 소동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이 내분을 누설한 사람이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축구협회장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은 시종일관 불성실한 태도로 논란이 돼 경질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고 그를 선임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은 한 정몽규 회장의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이 자기들을 지키기 위해 내분 정보를 누설한 것"이라면서 4강 탈락이 감독 혹은 협회장의 잘못 보다는 선수끼리의 갈등 탓이라는 점을 은근히 강조하려 한국도 아닌 영국 일간"더 선"기자에게 흘렸다고 추측했습니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 보도에 대해 대한축구협회가 이례적으로 즉각 사실이라고 인정한 부분도 이런 의혹을 키운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히가시스포웹은 "보통 이런일이 있으면'확인이 안 된다'라고 반응하는 게 일반적인데 그에 반해 이번 축구협회는 바로 사실로 인정해 수상하다는 말이 나온다"며 "협회의 움직임도 부자연스럽다고" 전했습니다.